본 소설은 주인공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소설이다. 산티아고는 일상의 어떤 우연한 계기(꿈과 해몽)와 조력자(멜기세덱)를 통해, 보물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문득 예전에 초등학교 말, 중학교 쯤 인생이란 무엇인가 생각해서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 때 인생이란 '해를 찾기 위한 방정식' 이라고 답변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즈음 나는 인생은 무언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어떤 목표만을 좇다보면 잃는 것들이 많다. 가령 돈만을 좇는 인생은 '부'라는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여도 그 과정에서 잃게되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인생의 특정 목표만 좇다보면, 분명 놓치는 것들이 있을테다.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도다.'
살렘의 왕 멜기세덱이 들려준 이야기의 교훈이다. 이 교훈은 인생의 목표를 좇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주변을 둘러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의 삶에 있어서,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그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취하는 것의 즐거움을 최근들어 특히 느끼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목표를 이룸에 있어 포기해야하는 것들이 생기게 되기 마련이다.
어떤 목표를 성취하는데서 얻는 즐거움도 물론 있다. 그러나 목표만을 좇다보면, 공허함을 느낄때가 있기 마련이다. 행복의 비밀은 숟가락 속의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동시에 정원과 주변의 산들, 제자리에 꼭 맞게 놓여 있는 예술품들의 고요한 조화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직하는데 있다고 말한다. 목표를 잊지 않음과 동시에 우리는 인간으로서 중요한 가치, 여유, 사랑을 인지해야 한다.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는 여정은 여유와 사랑을 일깨워준다. 아프리카에서 산티아고는 도둑에게 돈을 뺏겨, 크리스탈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산티아고는 초심자의 행운을 맞이한다. 산티아고가 추진하는 사업마다 잘 풀려, 뺏긴 돈의 두배가 넘는 돈을 되찾게 된다.
'어찌되었든 보물에 두 시간 거리만큼 더 가까이 와 있는 셈 아닌가. 이 두 시간 거리를 오는 데 꼬박 일 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 거야.'
산티아고는 비록 두 시간 거리를 일 년 가까운 시간을 들여 도달했지만,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통해 산티아고는 대범하고 너그럽게 일을 처리하는 마음의 상태 즉 여유를 깨달았다. 보물을 찾는 여정 속에서 산티아고는 보물을 가지게 된 것이다.
보물을 찾는 여정 도중 산티아고는 오아시스에서 파티마라는 여성을 만나 첫눈에 반한다. 눈길이 마주치는 순간 산티아고는 사랑을 통해 현재의 순간에 오롯이 집중하게 된다. 파티마를 처음 본 그 순간 과거와 미래는 의미를 잃고 오직 현재의 순간만이 존재하게 된다. 사람은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다. 사랑은 사람을 현재에 머무르게 하고, 사람에게 행복을 준다. 파티마는 여정 속에서 사랑이라는 보물 또한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 소설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존재인 연금술사는 사랑만을 좇아 보물을 찾는 여정을 그만두고, 오아시스에 남으려는 파티마에게 자아의 신화를 이루도록 타이른다.
처음 브라질에서 하는 일 마다 잘 풀렸던 산티아고는 여정이 진행될수록 고된 시련을 겪는다. 다시 일궈놓은 재산을 빼앗기기도 하고, 죽음의 위협을 여러 번 받는다. 심지어 피라미드에 도착한 그 순간마저 가지고 있던 황금판을 또 빼앗긴다.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
마지막으로 갈수록 산티아고는 험난한 시련을 겪지만, 이를 극복한다. 그리고 마침내 피라미드 앞에서 언젠가 양떼를 몰고 와서 하룻밤을 보냈던 무화과나무 밑에서 보물을 찾고만다. 결국 사막을 건너 보물을 찾아 피라미드까지 갔지만, 보물은 자신의 근처에 있던 것이었다.
'만일 내가 미리 일러주었더라면, 그대는 정녕 피라미드를 보지 못했으리니. 어땠나? 아름답지 않던가?'
만약 산티아고의 꿈에 바로 피라미드가 아니라 바로 무화과나무가 나왔다면, 그는 정원과 주변의 산들, 제자리에 꼭 맞게 놓여 있는 예술품들의 고요한 조화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산티아고는 결과적으로 단어 그대로의 물질로서의 보물 또한 가지게 되었지만, 산티아고가 진실로 가지게 된 보물은 물질 그 자체가 아닌, 보물을 찾는 여정 속에서 깨달은 삶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인생의 어떤 정답을 찾거나 목표를 성취하는 것 물론 중요하지만, 그 과정 속에 있는 풍경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무언가 이루는 과정 속에서 우리를 둘러싼 다른 모든 것들도 함께 나아질 수 있도록 행복의 비밀을 잊지 않기를 기도한다.
'연금술이 하는 일이 바로 그거야. 우리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아지기를 갈구할 때,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도 함께 나아진다는 것을 그들은 우리에게 보여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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